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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라스트오리진] Wedding wars! 01. 황금 사과(1)

by 피어나는 고양이 2020. 5. 26.

오늘도 평화로운 날이지 말임다.”

브라우니에게는 항상 평화로운 날 아닙니까?”

분대장인 레프리콘에게는 결코 평화로운 날이 아니기에, 가뜩이나 쏘는 레프리콘의 목소리는 한층 더 날이 서 있었다.

평화로운 게 좋지 않슴까? 솔직히 사령관님이 지휘하신 이후로 사상자가 0에 가까운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함다.”

그건 확실히 맞는 말이군. 좋은 지적이다, 브라우니 이병.”

그도 그럴 것이, 한 쪽에는 연대장인 레드후드가 특유의 전투 전차 위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하지만 그런 평화는 철충들을 모두 지구 상에서 걷어내야 올 것이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우리 스틸라인이 해야 하는 일은 많지.”

그 옆에서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불굴의 마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레프리콘은 연대장과 부대 대장이 함께 하고 있는 즐거운(?) 정찰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런데 대장께서는 왜 정찰에 함께 하신 검까? , 저희 대장님이야 항상 최전방에서 싸우고 계시는 거야 알고 있지만 말임다.’

역시 답은 임신밖에 없는 거 같지 말임다.”

브라우니 이병, 말과 생각이 거꾸로 뒤집혔어요.”

어떻게 보면 하늘 같은 부대장이 함께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느긋한 브라우니의 모습을 보면서 레프리콘은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부디 이 브라우니의 느긋함이 가뜩이나 팍팍하기로 소문난 스틸라인의 전투 훈련 시간의 연장에 관련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 선행 정찰을 나간 결과 이 부근에 상당한 양의 물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이 부분은 예전 인간님들의 쇼핑 구역, 그것도 고가의 물품 위주로 보관되는 쇼핑 구역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역시 목표는 선물임까?!”

브라우니가 눈을 빛내면서 대장인 마리에게 달라 붙었다. 레프리콘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지금 당장에라도 브라우니의 엉덩이를 걷어 차 주고 싶었다. 다행히 마리 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 아무래도 사령관과 만난 것도 어느덧 1년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보통 인간들은 기념일을 소중히 여기고, 고가의 선물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감사의 표시를 표한다고 알려져 있기에.”

, 보통 그리고 그건 사랑으로 연결되지 말임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남녀! 점점 서로의 거리가 줄어들고 체온을 교환하면서 격렬한 ㄱ…!”

브라우니, 아무리 신났다고 해도 남녀간의 사랑과 짐승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단어를 혼동해서 쓰는 것은 안 됩니다. 게다가 지금 그 경우에는 그 대상이 대장님이라고요.”

브라우니의 자세한 묘사에 얼굴이 빨개진 마리를 대신하여 레프리콘이 말을 끊었다. 하지만 사실 뭐라 해도 사령관은 단 하나 남은, 저항군의 마스코트와 같은 존재. 솔직히 레프리콘 입장에서도 사령관이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탁한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바로 합체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긴 했다. 단순히 인간에게 애정을 보이는 바이오로이드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그들을 아끼고, 그들을 부속품이 아닌 하나의 개성을 갖는 인격체로 대우하는 사령관은 그야말로 신이자, 우상이자, 아이돌 그 자체이니까.

, 그렇다. 적어도 짐승은 아니지. 사령관 같은 신사는 보기 드물다.”

, , 알겠슴다. 그래서 저희 목표는 자원과 사령관께 드릴 선물의 탐색으로 보면 되겠슴까?”

브라우니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마리는 약간 붉어진 얼굴을 돌리면서 말했다.

우선 목표는 현 위치의 안전 여부 파악, 그리고 가용 자원의 존재 확인과 자원 존재 시 해당 자원의 위치를 군수 팀에게 인계, 그 외에 사령관에게 개인적으로 드릴 선물이 있을지 파악하는 것으로 하겠다. 각자 위치로!”

예스, !”

마리의 명령에 따라 브라우니, 레프리콘, 노움 셋은 위치를 잡고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바이저를 내린 레프리콘과 브라우니는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고, 그 옆에서 마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홀더의 눈을 전개한 상태로 주변을 면밀히 조사했다. 그 때였다.

대장님, 여기 보안 장치가 있슴다!”

확인했다. 노움은 현재 내 위치로 이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발포 수류탄 투척 준비하도록.”

브라우니의 말을 듣고 곧바로 마리는 비홀더를 자신 옆으로 이동시킨 뒤 상황에 맞는 명령을 즉석에서 내렸다. 즉석에서 내린 명령에도 마치 톱니바퀴와 같이 자연스럽게 위치를 변경하는 스틸라인의 모습은 그들이 힘든 훈련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

, 숨겨진 통로인가. 진영을 변경한다. 전방은 나와 브라우니, 레드 후드는 중열에서 지원 사격을 준비한다. 레프리콘은 레드 후드와 같이 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움은 후열에서 역으로 적이 습격할 경우 즉시 발포 수류탄 투척 뒤 나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 알겠습니다!”

마리는 즉석에서 진영을 변경한 뒤 제일 앞서서 어두운 틈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와 동시에 무수히 많은 기관총의 포화가 마리가 들어간 그 자리를 집중적으로 사격했다.

, 함정 자체가 대 바이오로이드를 상정한 수준의 위력이군.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고, 바이오로이드에게도 꽤 버거운 구역이다. 모두 주위의 함정 공격을 주의하도록!”

물론 바이오로이드 중 최상위권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마리에게 이런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순식간에 전개된 비홀더의 눈은 강력한 전격을 발사하면서 날아오는 기관총탄을 공중에서 분해시켰다. 그와 동시에 브라우니의 돌격 소총과 레프리콘의 경기관총이 강철의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쏟아지던 강철의 비는 얼마 뒤에 잦아 들었다. 마리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을 살펴 보면서 물었다.

전원, 상태 결과 보고!”

레프리콘, 이상 없습니다.”

대응 사격을 한 레프리콘과 브라우니가 우선 보고했고, 후방을 견제하던 레드 후드들도 이상은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주위의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전진한다.”

 

 

원작 출처만 표시해 주면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웨딩 스킨+라오갤에 누가 쓴 소재 덕분에 글 쓸 수 있어서 기분 좋군요.